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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편지 제125호 [평사리일기(25)] 장마
조문환 기자
2013-07-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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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장마는 부엌 아궁이를 통해 찾아 왔었다.

달포 동안 야속하게 만치 지겹도록 내렸었지.

엄마는 보릿대에 불 지피시다 애 태우시며 연기만 삼키셨다.

 

구멍 난 비닐우산, 검정 고무신 한 켤레 만으로도 행복했었던 비의 계절,

학교까지 마중 나오셨던 엄마는

오늘은 아들이 서울 다녀오는 길에도 마중 안 나오신다.

 

저기가 구례이고 그 너머가 순천이구나!

 

지리산은 비닐우산 쓰고 섬진강은 검정 고무신 신고

첨벙첨벙 쏴쏴........

날 마중 나온다.

 

장맛비 내리는 날에는 빗물고인 아궁이에서

보릿대 타는 연기 냄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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