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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142호 감따기
조문환 기자
2013-11-1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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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내해>에 있는 <나오시마>라는 작은 섬을 거닐었습니다.

<안도 다다오>를 만나고 <이우환>도 만났습니다.

절제된 선과 미, 빛과 그림자를 그려낸 그들과의 한나절 숨바꼭질을 했습니다.

 

히메지성에서는 겨울연가 때문에 한국말을 배운 자원봉사자로부터

진솔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녀는 작은 기와조각을 가르키면서

“저 기와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잡아온 도공들이 만든 것입니다....

사과드립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어눌한 그의 말에서 진심이 우러나오는 듯 했습니다.

 

오늘은 저랑 감 따러 가보시죠.

올해는 평사리에 살면서 감의 일생과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입니다.

 

행복을 빌면서...

조문환 드림

 

 

감 따기

봄비로 참새 혀 같던 이파리 위에

감똘개로 현현하니 실에 꿰어 목걸이 만들어 걸다

 

삼복더위 뙤약볕에선 볼이 익어지더니

이윽고 태풍이 몰려와 여물어졌다

 

천둥소리에 귀 찢어지듯 하고

번개 불에 눈 몇 번 멀어진 후 강심장이 되다

 

아침서리 몇 날에

태양이 고추장 한 입 넣고 쏙 내 민 혀 바닥 같이 타는 너의 육체,

 

간짓대 들고 하늘을 우러러 우주를 따 담으니

너에게선 천둥소리 나고 번개 불이 번쩍인다

 

 



댓글

HappyMom

감똘개 하나에도 이런 예쁜 마음이 새록새록 ^_^ 네~ 정감이 있습니다.

2013-11-18 17:57
Michael

아침서리 몇 날에 태양이 고추장 한 입 넣고 쏙 내 민 혀 바닥 같이 타는 너의 육체,이런 싯귀가 제 가슴에 불을당깁니다.

2013-11-15 2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