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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143호 첫서리
조문환 기자
2013-11-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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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력으로 시월보름이군요.

아마 지금쯤 달을 감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요.

 

어제 밤에는 달이 예사롭지 않아 늦은 밤에 숲길을 잠시 거닐었습니다.

달이 구름사이로 막 질주하더군요.

 

구름은 마치 사막 같고, 계곡 같고, 강과 같고

달은 비행을 하듯이 그 사막과 계곡과 강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아무리 깊은 계곡속에서도 달은 거침없이 빠져나오기를 거듭하고

마치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듯이 구름을 젖히고 또 젖히고 달리더군요.

11월이라서 그를까요?

 

어제의 밤 달처럼 세월은 이미 많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 보름달은 하늘에 못이라도 박힌 듯

멈춰서 있습니다.

 

멈춰선 달도 운치 있지만

어지럽게 달리는 달도 참 멋있었습니다.

 

시월의 보름달처럼 밝은 날 되시기 빕니다.

행복을 빌면서...

 

평사리에서 조문환 드림

첫서리

 

 

첫서리가 내렸어요 평사리 무딤이들에요

맨발벗은 까마귀가 발 시려워 종종걸음 걷네요

 

이제 막 고개를 내 민 보리 싹에 꼭 눈이 내린 것 같아요

까치밥으로 남은 감 하나가 지는 해에 타는 것 같군요

 

소죽 끓이는 구수한 냄새가 담 넘어 오구요

백년해로 부부소나무 손 꼭 잡는군요

 

첫서리 내린 늦가을 날 저녁이에요

손 꼭 잡고 주무세요

 

 

 

 



댓글

Evergreener

첫서리가 내리더니 바로 첫눈이 내리는군요 올겨울 여지없이 추울텐데 두 손 꼭 잡고 살아가야 합니다..

2013-11-18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