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뉴스
<밀 서리>를 아십니까?
며칠 전 지역신문에 하동에 있는 고남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밀 서리를 했다는 소식이 보도가 됐습니다.
신문에 보도가 될 정도면 보통의 서리가 아닌 것 같지 않으세요?
알고 보니 학교에서 체험수업으로 진행됐다고 하네요.
옛날에는 먹을 것이 부족했을 때 각종 서리를 자행? 되었는데요,
주로 복숭아, 참외, 수박, 오이 등등 과일이 주 대상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계절인 초여름에는 보리와 밀도 서리의 대상이 되었었습니다.
밀의 경우 너무 잘 익은 것은 먹기가 힘드니까
적당히 익은 것을 골라 지푸라기에 불을 지르고
밀을 살짝 구워 손으로 비벼 한입에 털어 넣었던 추억입니다.
기사를 보면서 새까매진 입을 보면서 서로 배를 잡고 웃었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밀 서리가 끝나는 시기가 되면 아버지는 소를 이끌고 새벽에 논 장만하시러 나가셨지요.
황소 아버지
오월은 아버지가 누렁이 황소 되는 달이다
팔십 평생 농사라는 우매한 것에 목숨 걸으셨다
내년이면 좋아지겠지
시절이 좋지 않아 그러겠지
하늘의 뜻인 것을 낸들 어쩌겠는가...
한 해 건너 농사 망가지는 서러움 속에서도 한 마디 원망도 없으셨다
오로지 땅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농사라는 우매한 것에 평생운명을 맡기셨다
오월은 그 믿음 하나로 아버지가 논에서 소가 되는 달이다
워! 워! 이랴! 이랴!
오월 아침에 논배미에서 소가 되신 아버지의 몰아치는 숨소리가 고동친다

논배미 누렁이 밀서리 아버지 .. 그리운 단어들입니다.
모내기 미꾸리 밭두렁 보릿단 마지기 다랭이 쓰레질..
사라져가는 단어들입니다. 농촌의 향수를 간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