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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177호 아버지의 자전거
조문환 기자
2014-07-1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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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은 음력으로 보름이었습니다.

달빛으로 바다를 이루었던 평사리의 밤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토요일 밤에는 또 다른 장관이었습니다.

 

어둠을 뚫고 내리는 장대같은 비,

함석지붕을 때리는 소리에 잠이 깰 정도였습니다.

 

밤새도록 내렸나 봅니다.

 

달빛으로 창일한 밤도 좋지만

세상을 다 잠잠하게 할 빗소리도 그에 못지않았습니다.

 

달빛과 빗소리 ...

여름의 묘미가 아니겠는지요!

 

 

저는 금요일 퇴근 무렵에 갑자기 경제수산과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예고 없는 인사에 많이 당황했습니다.

임무를 잘 수행 할 수 있도록 응원 해 주세요.

아버지의 자전거

 

 

 

자전거가 고쳐지는 다음날이면

아버지는 미루나무가 도열 해 있는 신작로를 달리셨다

 

우시장 가는 소를 실은 트럭이 뽀얀 먼지를 뿜어대고

저만치 안개 같은 먼지 속에서 아버지가 다시 보이시면

간들거리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점이 되어 모퉁이를 돌아서셨다

 

해질녘 갈치 몇 마리 자전거에 매달려 춤을 추고

아버지는 장터의 기운으로 충만해져 오셨다

 

톡톡 타다닥...

 

내일 또 아버지는 장에 가신다



댓글

날개

아, 어릴 적 자장구 타던 일이 새삼 떠오르는 군요. 그리고 큰 짐자전거 타고 들어 오시던 장사하시던 아부지가 보고 싶어집니다.

2014-07-17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