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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환의 하동편지 제181호 형제봉주막
조문환 기자
2014-08-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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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마을 대동회(大洞會)엘 다녀왔습니다.

 

대동회는 형식상으로는 마을의 최고 의결기구이자 총회라 할 것입니다.

 

실질적으로는 결산을 보고하고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자리가 아닐까합니다.

 

 

 

저도 마을에 이사 온 이후 첫 인사 차 참석하였습니다.

 

이장님의 안내를 받아 어르신들이 계신 2층 경로당부터 쭈욱~ 인사를 하였습니다.

 

 

 

“진작에 찾아뵙고 인사를 디려야 하는데 지가 많이 늦었심다.

 

건강하시고예, 앞으로 자주 찾아 뵙겠심더.

 

글고예, 심부름 할 것 있으면 제가 하겠심다“

 

 

 

짧은 인사를 드리고 정성스럽게 장만한 음식을 먹고 돌아왔습니다.

 

 

 

요즘 농촌마을이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너무 환대 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그 마을회관 옆에는 특이한 건물이 하나 있는데,

 

옛날 구판장으로 사용되던 것을 몇 년 전부터 귀촌을 하신 분이 주막으로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방송도 타고 책에도 나오고 제법 유명한 주막인데요,

 

평사리에 오시면 꼭 찾아봄직한 명소가 아닌가 합니다.

 

 

 

요즘, 시대에 밀려 농촌에는 주막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전주엘 가니까 “가맥”이라고 유행이더군요. 막걸리 골목도 있고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작은 주막이 살아난다면 삶도, 인정도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형제봉주막은 참 소중한 장소가 아닐까요?

 

하동에 오시면 제가 형제봉주막에서 막걸리 한 잔 대접해 드리지요.

 

형제봉주막

 

 

때로는 바람이 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냥 내가 아닌 바람

 

철이 덜 들어서 그를까

 

 

 

높은 하늘에서 한 판 멋지게 놀아보고

 

그곳에서 낮은 땅을 한 번 내려다보면 세상이 쬐매만하게 보이겠지

 

그러고 나서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도 가보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하늘에서 보고 싶다

 

그런 다음에는 그냥 높은 산 바위에 걸터앉아 먼 시선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생각조차 없는 긴긴 시간을 보내 보내고 싶다

 

 

 

그 일이 지루해 질 때면 형제봉 아래 바람 같은 사람이 주인장인 형제봉주막에서

 

주인장의 손때 묻은 기타소리를 들어보고

 

지글지글 거리며 돌아가는 옛날 전축소리를 응시하면서

 

계란찜 하나 시키고 막걸리 한 대접 들이키면

 

나 또한 그와 함께 바람이 되리라

 

 

 

바람이 되고 싶은 날에는 형제봉주막에서 흔들리는 유리창 너머로

 

자전거 타고 가는 초로의 늙은이를 보는 것으로 막을 내리자

 

형제봉주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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